no swim no life

제 4회 조오련배 10km 수영대회 (2013.07.28) 본문

workout/swim

제 4회 조오련배 10km 수영대회 (2013.07.28)

달려간다 2013. 7. 28. 23:03

오늘은 이천하고도십삼년칠월이십팔일

 

벼르고 벼르던 10km 경기를 치루게 될 의미심장한 날이예요.

새벽같이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토스트 하나를 물고 경기장으로 향해요.

 

경기장에서 만난 작대기님과 인사하고 짐을 풀어요.

스위밍풀님, 재빠님, 탈랄라님, 물개님 오세요.

 

수영복을 입어요.

한강 건널 때 선크림 대충 바르고 달마시안 된 기억에

잘 펴바르고 한겹 더 발라요.

 

선수들 모이래요.

소집 장소에서 만남 이안소프님에게 사진 한장 얻어요.

이노므 대회는 선수 관리가 이상해요.

번호 확인하고 인원 파악한 후 선수들을 격리 시켜두지 않으니

중간에 한명 물 마시러 가면 다시 세고 

슈트 입으러 간 사이에 또 세고

인원 안맞으면 계속 세고

물에 빠져 죽기전에 숫자 세다 죽겠어요.

 

물리적인 그룹 구분도 없어요.

보통은 수모 색깔로 그룹을 구분하는데, 여기는 에라모르겠다 노랑이예요. (여자는 빨강)

40대 누님 세분이 30대 줄에 서 있었는데

40대에서는 인원 모자르다고 숫자 세고

30대에서는 인원 남는다고 숫자 세고 

 

시팍.. ㅡ,.ㅡ;

 

좌우간 앉은 번호, 개인 번호, 앉은 번호, 개인 번호, 세고 또 세고 다시 세고... 우라질;

 

경기가 시작돼요.

 

코스 : 1 - a - 2 - a - 1 - 3 - 4 - 1 - 3 - 4 - 1 

 

여태 보지 못한 괴랄한 코스예요. ㅋ

느긋하게 걸어서 끄트머리에서 출발해요.

물이 다리에 닿는데 좀 놀랐어요. 졸라 차요.

티고라 천때기를 통해 전해지는 수온이 심상치 않아요.

 

초반엔 무엇보다 페이스 조절, 기어를 50m/60s 넣고 달려요.

뒤에서 얻어 맞을 사람을 위해 친절하게 2비트 킥

시야 따위는 없어요. ㅋ

 

페이스가 비슷한 아저씨가 나타나요.

박자가 요상하게 맞아 떨어져서, 내 숨쉬는 타이밍에 자꾸 리커버리를 해요.

물 먹어요. 또 먹어요. 계속 먹어요. 짜요.

 

떨어뜨리기 위해 치고 나가봐요. 

 

(a)에 도착해요. 끼고 우회전 해요.

방향이 바뀌니 조류가 느껴져요. 파도가 옆구리에 꽃히기 시작해요.

부표도 잘 안보여요. 일단 달려요.

어떤 아저씨가 제 위로 크로스 해서 지나가요. 

뒷덜미 잡아요. 아저씨 거기 노노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물어 더 차요. 수경에 김서려요.

 

1.7km 왜 이리 멀어요. 2번 배가 안나와요.

짠물을 물고 있었더니 입이 까실해요.

추워요. 제길 슈트 가져올 껄.

 

가는길에 부표가 김인지 미역인지 양식장 통이랑 섞여요.

어디가 코스고 어디가 양식장인지 모르겠어요. 시팍 ㅋ

 

한참을 달리니 배가 보여요. 2번 배예요.

한무리의 슈트 가이들이 역주행을 하며 지나가요.

이 님들은 또 뭐야.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2번 배 돌아서, 신호등도 없는 교차로를 만들어 놨어요. 이 생키들 ㅋㅋㅋ

 

배에서 배번을 체크해요.

교차로를 자나가는데 반대편에 그분이 나타났어요.

제주 해녀의 아들, 접영 10km 아저씨예요. 사장님 화이팅

 

잠깐 평영을 했다고 몸이 식었어요. 달려요.

출발지점에서 해경 아저씨가 냉수대가 '조금' 있다고 하더니, 그냥 다 냉수예요.

중간에 진짜 냉수대를 만나면 심장이 쫄깃해져요.

 

부표 띄울 돈이 없었나, 길이 안보여요.

귀신같이 코스 안내선이 나타나서 방향을 알려줘요.

살았어요. 추우니까 졸라리 달려요.

양식장이예요. 샹.

 

얘는 왜 양식장 부표 주제에 대형 노랑 풍선이예요.

 

양식장 부표 빨강, 노랑

코스 부표 빨강, 노랑

선수 수모 빨강, 노랑 

 

니들 증말 이럴꺼냐. ㅋㅋㅋ

이게 양식장인지 코스인지 앞사람 대구빡인지 알길이 없어요.

 

물이 계속 차가워 지는 것 같아요.

평영 전환해서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세 해무가 가득해요.

가뜩이나 없는 부표에 해무까지 끼니 길이 애매해요.

먼곳을 바라봐도 해변이 보이지 않으니, 방향을 잡기 어려워요.

 

추워요. 발 뒤꿈치를 부딪쳐 봐요. 감각이 없어요. 집 생각이 나요.

 

다시 (a) 예요. 좌회전해요

 

가다보니 송호해수욕장 호텔 건물 윤곽이 보여요.

감잡고 방향잡아요. 추우니까 빨리 달려봐요.

 

출발점이예요. 번호를 적고, 물을 얻어요. 냉수예요. 샤밤...

체온 떨어질까, 화장실 생각날까 두 모금 마시고 뒷사람 넘겨요.

근데 바나나는? 

없데요. 전화 했을 땐 준다더니? ㅋ 하여간 이 생키들

플스님은 슈트 입으러 달려나가세요.

 

먼저 3번 배를 향해 달려요. 점점 추워져요.

플스님이 부러워져요.

이제는 포기하는 사람들이 왕왕 보여요. 

배타는걸 보니 나도 타고 싶어요. 하지만 고.

 

몸이 자가발전을 시작해요. 

덜덜덜... 덜덜덜... 

 

3번 배에 도착해서 번호를 적어요. 물을 하나 받아요.

배 밑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마셔요.

 

여자분이 막 도착해서 감독 아저씨에게 물어봐요.

"얼마나 더 돌아야 돼요?"

해무랑 수온 때문에 한 바퀴를 줄이기로 했데요.

그럼 이번이 마지막 바퀴예요.

 

귀가 번쩍해요.

"방향이 어디예요?"

"저기 송전탑..." 

"뭐-_-;? 고고"

달려요.

 

부표는 이제 보이지도 않아요. 코스가 줄었으니 졸라 달려요.

페이스고 나발이고 이판사판이예요.

남은 2km, 근력에 여유가 있어요. 퍼지지만 않으면 돼요. 

수영하면서 이렇게 열심히 달려본적이 있나 싶어요.

 

한참 정신없이 달리는데... 어느 순간 송전탑이 사라져요. 

 

날씨가 더 스산해지고, 해무가 더 심해졌어요.

송전탑은 안보이지만 산의 윤곽이 남아 있어서 대충 방향은 감이 와요.

 

거의 도착하지 않았나 싶은데, 4번 배가 안보여요. 멍미?

주변을 둘러봐도 그냥 구름속이예요. 뒤에 다른 분들이 도착하세요.

좀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나요.

갑자기 배가 나타나는데 뻥 좀 보태면 이런 느낌이예요.

 

배가 가까이 와서 보니, 배 안에 선수들이 가득해요.

탈랄라님, 재빠님도 계세요.

해무가 심해서 대회 중단 했데요. 

올해는 취소 해트트릭 이예요. 샤밤;

 

배 위로 끌어 올려져서 앉아 있는데, 몸이 덜덜덜

북극곰 수영대회인줄 알겠어요.

아직 남아있는 선수들 건지러 주변을 돌아봐요.

복귀하는 길에 보니 아직 수영중인 사람들이 열댓명 남아있어요.

4번 배를 더 일찍 돌았으면 완주할 수 있었나봐요.

 

해변으로 던져지고, 적당히 모여서 사진이라도 찍어요.

시작 할 때 보다 홀쭉 해졌어요.

대회는 그렇게 정리되고, 모여서 저녁을 먹어요.

 

작라인 상경하시고, 내일을 위해 숙소로 가요.

 

이번 대회를 통해 배운 것

- 슈트는 안입어도 가져간다.

- 해 없고, 해무 졸라 심하고, 썬크림 떡칠해도 탈건 다 탄다.

 

궁댕이와 허리 사이의 완벽한 경계선을 얻었어요.

 

숙소인 해남유스호스텔 도미토리, 4인실인데 사람이 없어서 혼자 썼어요.

빨래 말리기 딱이예요. 하지만 핸드폰이 안터짐....

 

 

 

'workout > swim'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TISC (2013.08.11)  (0) 2013.08.11
수지 잠수풀 (2013.04.11)  (0) 2013.04.11
26회 북극곰 수영대회 (2013.01.20)  (0) 2013.01.20
Comments